지난 주말 친구들과 경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산과 가까워 거리상 부담이 없는 경주는 친구들과 자주 가는 여행지중 하나입니다.
사실 여행이라 하기도 애매한 것이 경주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한 펜션에서 준비한 음식들과 술을 먹고 해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더 간단하게 얘기하면 방구석에서 술 먹고 자고 왔습니다.
술 먹고 일찍 해산하는 것이 일정의 전부인 여행이지만 지난 몇 년간 경주에서의 변함없는 우리의 루틴 중 하나는 '맷돌순두부'로 다음날 해장을 하는 것입니다.
'경주에 수많은 맛집이 있지만 다음날 한 끼의 해장식만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북군동의 '순두부 골목'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순두부 요리가 밀집되어 있는 식당가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맷돌순두부'는 순두부 골목 입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석 간판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본관 건물이 나옵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본관으로 올라가는 데크에는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본관 건물 바로 맞은편에는 전용주차장이 있습니다. 저희는 일부러 점심 피크 타임을 피하기 위하여 일요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하였지만 전용주차장은 이미 만차였습니다.
그래서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공영주차장을 안내받아 주차하였습니다. 보문단지쪽 큰길로 나와 100미터 정도 걸으면 공영주차장이 나옵니다.
점심시간보다 일찍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대기가 길어져 쉼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쉼터에서 대기번호 모니터를 보며 우리의 순번을 기다렸습니다. 지난 경주 여행 때 웨이팅이 너무 길어져 인근의 다른 순두부 식당을 갔었다가 실망을 한터라 이번에는 조금 기다리더라도 꼭 이 집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15분쯤 기다리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맛집임을 증명하듯 수많은 유명인의 싸인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2층으로 안내받아 고민할 것도 없이 맷돌순두부찌개를 신속하게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9,000원이었는데 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통과.
기다리는 동안 기본 반찬들이 세팅됩니다. 전부 무난하고 깔끔한 맛이지만 그중에서도 중간에 있는 콩비지가 맛있습니다. 김치, 콩나물, 비지밖에 들어간 것이 없는데 계속 퍼먹게 됩니다. 우리는 찌개가 나오기 전에 한 그릇 더 리필했습니다.
거의 단일 메뉴에 가깝기 때문에 음식은 빨리 나옵니다.
직접 만드는 손두부라 그런지 시중에 흔히 먹는 순두부와는 다릅니다. 부드럽게 녹아 없어지는 순두부가 아니라 포슬포슬한 식감입니다.
우리 친구들은 모이면 딱 두 번 조용합니다. 먹을 때와 인스타 업로드용 사진 고를 때입니다. 이제 조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반찬은 셀프코너에서 추가할 수 있습니다.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에 날달걀 하나 톡 깨서 휘휘 저어줍니다.
바지락과 새우 몇 개 들어있습니다. 찌개 자체가 맵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담백하거나 건강한 맛은 아닙니다. 두부 크게 떠서 밥에 슥슥 비벼 먹으면 해장 완료. 맵지 않은 찌개에 두부라 그런지 먹고 나서도 속이 편합니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입구에서 비지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직접 손두부를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비지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희도 한 봉지 슥슥 담아 봅니다.
이번 경주 여행은 코로나에 지쳤던 일상에서 모처럼의 나들이라 자연도 즐기며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싶었지만 결국은 이번에도 술로 조져버렸습니다. 예상했다.
행.. 복 했다.
마무리
▶맷돌순두부는 특히 주말 점심의 경우는 손님이 몰려 자칫하면 2~30 팀의 대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조금 일찍 서둘러 이른 점심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장 완료하고 해장술 조심
맷돌순두부
주소: 경북 경주시 북군길 7
전화번호: 054-745-2791
주차: 가게 앞 전용주차장 이용 가능. 만차시 공용주차장 이용
영업시간: 매일 08:00 - 21:00, 평일 16시-17시 브레이크 타임
휴무일: 매주 목요일 휴무(공휴일 제외), 명절 전 날, 명절 당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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