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면 대체적으로 그 여행지의 맛집을 'ㅇㅇ(지역) 맛집'으로 인터넷에 검색하여 찾아가곤 합니다.
하지만 여행을 다닐수록 내가 검색하여 갔던 맛집은 대부분 나 같은 관광객들이 코스처럼 들리는 장소임을 알게 됩니다. 해외의 경우는 한국사람들의 만남의 장이고 한국의 경우는 선글라스 끼고 있는 타 지역 사람들입니다.
블로그의 수많은 포스팅 개수가 증명하듯 당연히 맛이 없지는 않지만 관광지 식당으로 전락해 정작 그 지역의 주민들은 잘 찾지 않는다는 실망감과 함께 로컬인 만이 알고 있는 찐 맛집이 어디인지 알았다면 그곳을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곳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시켜 줄 부산 현지인이 추천하는 쓰러져가는 맛집입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사상역과 덕포역 중간쯤에 있는 '덕포 원조꼬리집'입니다. 이 지역은 부산의 관광지로 핫한 해운대나 남포동과는 거리가 먼 주거지 중심의 동네입니다. 툭 치면 떨어질 것 같은 흰 미닫이 문을 조심스럽게 엽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삼십대인 제가 평균 연령을 낮추고 있다는 뿌듯함이 듭니다. 사십 대도 없습니다. 대부분 오십 대에서 칠십대의 어르신들입니다. 동네 할배들의 만남의 광장이자 퇴근길 김 씨 박 씨가 소주 한잔 하는 곳입니다.
웨이팅은 없었지만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만석이었습니다. 거의 막 비워진 창쪽 테이블에 운 좋게 착석했습니다.
처음 방문하였다면 모듬을 주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껍데기 꼬리 막창 중 하나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특 모둠은 슬라이스 된 냉동목살이 추가된 메뉴입니다. 모듬을 먹어 보고 난 다음에 더 맛있었던 메뉴를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희는 막창, 꼬리, 껍데기 구성의 모듬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가격도 참 저렴합니다. 2명이면 모듬 하나 먹고 마무리로 라면을 먹으면 알맞습니다.
막창, 꼬리, 껍데기 모듬: 16,000원
기본 상차림입니다.
삶아서 한번 익혀 나온 꼬리모듬이 나왔습니다.
간 보호 차원에서 독한 소주를 먹기 전 소맥으로 먼저 간을 소독합니다.
연탄불에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습니다. 한 번씩 껍데기가 톡톡 튀어 테이블로 떨어질 수 있으나 당황하지 않고 남자 친구 앞으로 살짝 보냅니다.
이 집의 또 하나의 별미인 특제 고추장 소스입니다. 조미료 가득한 감칠맛 나는 소스는 간이 되어 있지 않은 꼬리, 막창, 껍데기의 맛을 살려줍니다.
포실포실 잘 익혀진 막창에 고추장 소스 묻혀 땡초 하나 올려서 먹습니다.
슬슬 불이 달아오르고 황금빛 때깔이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이제 소주를 참을 수 없습니다.
이 분위기에 이 맛에 술을 안 먹는 것은 사장님과 사상구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오늘도 정중히 예를 갖추었습니다.
남자 친구는 손이 참 곱습니다. 손만 곱습니다.
꼬리도 소스에 푹푹 찍어서 먹습니다. 한번 삶아서 나왔기 때문인지 잡내가 없습니다. 돼지 꼬리는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나 고소하고 쫀득한 것이 끊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상추에 함께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입가심 맥주 한 병과 소주 두병을 조지고 다음 2차 장소인 고깃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는 콜라겐만 섭취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으러 떠났습니다.
마무리
▶부산 현지인 맛집 중에서도 할배 갬성 핫플을 찾는다면
▶내장매니아, 돼지 부속고기 매니아라면
▶외국인 친구에게 부산 로컬 감성의 찐한 맛집을 소개해 주고 싶다면
▶술 좋아한다면,,
원조덕포꼬리집
주소: 부산시 사상구 사상로 274
영업시간: 11:00~23:00
전화번호: 051-304-0627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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